삶은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27일 - 베가에서 라 라구나까지 10km 본문
2023년 6월 1일(목)
Vega de Valcarce → La Laguna (10km)
알베르게 : Albergue La Escuela
도보순례 스물여섯 번째 날
오늘은 짧게 10키로만 걷는 날이다.
아침 7시까지 늦잠좀 자고 일어나 8시 조금 못되서 출발한다.
알베르게에는 10시까지는 삐대고 있어도 된다고는 하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알베르게에서 딱히 할것도 없고해서 아는 형님과 출발하기로 한다.
오늘 베가마을에서 라구나 마을 까지도 오르막이 있는 등산코스다.
어제 내린 막대한 양의 비로 오르막 길이 축축하고 미끄럽고 말똥이 많아 걷기가 좀 어려웠다.
그치만 흙길이라 나름 괜찮았다.
인터넷 후기에는 라 파바(La Faba) 마을에서 라구나(Laguna)마을까지 길에 소똥과 말똥이 많아서 걷기에 굉장히 힘들다는 글이 있다. 정말 그렇긴 하다. 그치만 이또한 까미노의 낭만이고 시골의 정취 아니겠는가. 옛날 우리나라 7,80년대 시골길을 생각하고 걷노라면 옛생각도 나면서 옛추억에 젖어 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말똥 소똥 냄새는 맡아보면 나름 괜찮긴하다.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겟지만...
오늘의 목적지인 라구나 마을에 도착하니 11시 30분이다.
라구나 마을에 있는 알베르게에서 레스토랑도 같이 하는데, 사람들이 레스토랑이 별로라고 얘기해서 나와 일행은 다음 마을인 오세브레이로(O' Cebreiro) 마을까지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왕복 5키정도 되는 거리다.
오세브레이로 마을에는 산티아고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이 있고, 그 성당 안에는 성체를 모신고 있다고 한다.
왕복 5키로를 아픈발을 끌고 갔다왔다.
간 김에 오늘의 메뉴로 등갈비 등을 먹었는데 짭조름하니 맛있었다.
오세브레이로 마을부터는 이제 갈라시아(Galicia) 주라서 표시석이 다른 디자인으로 바뀐다.
앞으로 일주일만 걸으면 산티아고에 도착하게된다.
빨리 도착했으면 좋겠다.
언제나 부엔까미노
▼ 도로 옆으로 난 까미노 길을 따라 오늘도 열심히 걷는다
▼ 1시간 정도 걸은 8시 30분, 바에서 커피와 빵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다
바에서 주문을 받으면 공책에 적고 계신다.
음식이 나오면 내가 주문한 내용을 공책에서 찾아서 어떤 메뉴인지 확인하고 계산을 해주신다.
크~ 아날로그 감성~ 이게 순례길이지~~
▼ 작은 개울가에 놓인 작은 돌다리를 건넌다
▼ 오늘 저 산을 오르는가 보다
▼ 스페인은 집앞을 화단으로 예쁘게 꾸며 놓은 집들이 많다
▼ 정말 오래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까미노 표지석
▼ 갈림길아 하나 나온다
오른쪽은 자전거길, 왼쪽은 보행자길. 그림으로 잘 설명되어 있다.
▼ 마트에 가면 내가 항상 사먹는 생수
근데 갑자기 이 사진은 왜 찍은거지? 나도 궁금하다...
▼ 갈림길 부터는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오르막인데 돌도 많고 전날 내린 비로 흙탕길이라 질퍽거리고 미끄러워서 오르기 힘들다.
▼ 브라질에서 오신 할아버지와 따님
할아버지는 까미노를 4번째 걷고 계신다고 한다.
할아버지 배낭 뒤에 브라질 국기를 달고 걸으신다.
▼ La Faba 마을을 지난다
▼ 오르막을 계속 오르고 있는데 말을 타고 계신 분이 내려오고 계신다
순례자들을 위해서 오세브로 마을까지 말로 태워주신다고 한다. 물론 돈을 지불해야 한다.
이런 말들 때문에 길에 말똥이 많나보다.
▼ 오세브레이로(O' Cebreiro) 마을을 가다보면 이제 갈리시아(Galica) 지방으로 바뀐다는 표지석이 있다
▼ 갈리시아 부터는 표지석에 갈리시아라고 씌여있고, 레온이랑 조금 다른 디자인이다
사진에는 몇키로 남았는지 잘 안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육안으로는 잘 보이는 편이다.
▼ 오세브레이로(O' Cebreiro) 마을에 도착하면 여자 순례자 동상이 우리를 반겨준다
▼ 오세브레이로(O' Cebreiro) 성당
마을이 작은 시골마을이라 성당이 작고 아담한데 오래된 역사와 귀한 보물을 간직하고 있는 유명한 성당이다.
▼ 오세브레이로(O' Cebreiro) 성당 안에는 성채가 보관되어 있다
▼ 오늘 점심은 성당 옆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순례자 메뉴를 시켜서 먹는다
전채는 샐러드, 본식은 돼지갈비, 디저트는 케잌
▼ 돌담 틈에 예쁘게 피어있는 들꽃
▼ 갈리시아 지방의 옛날식 가옥이라고 한다
▼ 오세브레이로 마을의 쓰레기통인데, 은근 간지난다
▼ 오세브레이로는 작은 마을인데도 가게가 있다
스페인어로 가게나 상점을 "Tienda"(띠엔다)라고 한다.
길 아래쪽에 Tienda가 있다고 표시되어있는데, Tienda가 뭔지 모르면 마트를 찾지 못해 계속 헤메게 된다.
▼ 오세브레이로 마을에서 있는 전망대(Mirador; 미라도르)
▼ 나의 방앗간, 기념품 샵에 들러 Made in 바르셀로나라고 적힌 버프(넥워머)를 구매했다
Made in 바르셀로나라서 그런지 가격이 좀 쎄다. 살까 말까 몇번을 망설이다가 눈에 계속 밟혀서 구매하고 말았다.
▼ 오늘도 천천히 싸목싸목 걷는다고 걸었는데, 발 뒤꿈치에 물집이 생기고 말았다
며칠전에 생겼다가 겨우 나았는데, 그 옆에 다시 또 생겼다.
발바닥은 이미 굳은살이 박혀서 각질이 많이 있고,,, 이게 어디 사람 발인가...
▼ 오늘은 햇볕이 좋아 빨래를 밖에다 빨래줄에 널어서 말리고 있다
알베르게 도착하면 빨래하고 빨래말리는게 순례자의 숙명이다.
▼ 어느분이 찍어주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빨래 말리고 있는 두 남자
▼ 소들이 지나가고 난 길에 소똥이 엄청 떨어져있다
크~ 이 구수한 냄새~ 이 맛이 시골이지~~
▼ 오세브레이로 성당에서 예배를 드리면 신부님이 까미노 화살표를 그린 돌을 주신다고 한다
난 받지는 못하고 사진만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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