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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여행

제주도 치유의숲 본문

등산

제주도 치유의숲

파티샤 2024. 6. 24. 13:04

2024년 2월 24일(토) 약한 비가 내림

 

제주에 도착한 첫 날, 집사람과 나는 제주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서귀포로 이동해 치유의숲으로 향했다.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고, 해설을 듣기 위해 10명 남짓 방문객들이 우산을 들고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치유의숲에 도착하니 벌써 숲해설을 진행하고 있어 늦어서 죄송하다고 인사하고 무리에 합류했다.

숲해설사님은 평생을 제주에 사시면서 제주 문화나 중산간 문화를 접해보신 어르신이었는데,

어르신의 해설을 토대로 치유의숲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하겠다.

 

 

1. 상수리 나무와 버섯

처음 만남에 해설사님은 본인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경로등에 대해 대략적으로 설명해주시고,

우린 데크길을 조금 걷다가 잘려있는 상수리 나무를 세워놓은 곳에 도착했다.

상수리 나무는 골이 깊게 패여있어서 습기를 보관하기 용이해, 주로 버섯재배에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나무를 물에 담궜다가 연해지면 돌로 구멍을 내어 표고버섯을 재배했다고 한다.

그 옛날 제주 산간지방인, 중산간 마을 사람들은 상수리 나무를 이용해 버섯도 재배하고, 숯도 만들어 팔면서 먹고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 토지조사를 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내쫓기게 되었고, 대신 일본인들이 잘 자라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어서 지금의 숲이 되었다고 한다.

 

▼ 버섯 재배를 위해 세워놓은 상수리 나무

 

2. 집으로 가는 길은 "올레길"

오솔길로 조금 걸어들어가니, 돌로 담을 쌓은 흔적이 어렴풋이 남아있는 곳에 잠시 멈추신다.

돌담이 있으면 집이나 밭이 있다는 의미라고 하신다.

제주에는 돌이 많아 밭을 일구기 위해 돌을 골라내야되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담이 쌓여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밭에 돌담이 쳐져있으면 그곳은 임자있는 밭이라고 한다.

집쪽으로 나있는 돌담은 대개는 큰길에서 집으로 들어가는 좁은 길을 낼려고 쌓은건데, 이게 바로 '올레'라고 한다. '올레길'이 바로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라는 설명에 어르신의 세상살이에 대한 연륜과 자연에 대한 마음가짐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게 되었다.

 

3. 대나무와 양하 이야기

제주에 사람이 사는 집 근처에는 반드시 두가지가 늘 자란다고 한다.

바로 대나무와 양하(제주 말로는 양애)라는 풀이다.

 

지금이 겨울이라 어르신은 땅에 누렇게 말라있는 양하 줄기를 보여주시면서,

제주 사람들은 양하를 나물이나 절임(장아찌)으로 먹는다고 한다.

양하는 여러해를 뿌리로 살아가면서 매년 봄이되면 새순이 올라와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제공해주고,

100년 동안을 계속 뿌리로 살면서 해마다 줄기가 올라온다고 한다.

 

그리고 대나무는 주로 그릇을 만드는데 사용되는데, 뚜껑을 닫을 수 있는 그릇을 '차롱'이라고 부른다고 하신다.

옛날 어머니들이 밭에나가 일하기 위해 가족들 먹일 밥을 차롱에 넣어 마루 위에 걸어놓으면 밥이 상하지 않아  보관하기 좋았다고 하신다.

이렇게 제주에는 사람이 사는 곳에는 반드시 대나무나 양하가 있다고 한다.

다들 아는 것처럼 제주에는 오름이 많은데,

오름 근처에도 대나무나 양하가 많다고 한다.

현재는 오름 근처에 사람이 살진 않지만, 옛날에는 오름 근처에도 사람이 살았다는 증거라고 하신다.

 

▼ 해설사님이 양하를 들고 설명해주고 계심

 

4. 태풍에 넘어진 나무

제주는 태풍이 지나가는 길목에 있어, 나무들이 자주 쓰러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히나 돌이 많은 제주는 나무가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해 태풍에 취약한데,

해설사님이 설명해주시는 나무는 특이하게 쓰러진 방향이 남쪽을 향해 쓰러져있다.

분명히 태풍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이동하는데 그러면 나무는 북쪽을 향해 쓰러져야 되는게 맞는데,

왜 남쪽으로 쓰러져 있는걸까?

해설사님이 답을 알려주신다. 바로 나무는 햇빛을 보기 위해 남쪽으로 뻣을려고 하다보니 가지들이 남쪽으로 더 많이 자라있어 가지 무게  때문에 남쪽방향으로 쓰러진다고 설명해주신다.

이렇게 나무들도 햇빛을 보기 위해 변화하는데, 사람도 고통에 대해 변화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신다.

세상에는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고...

 

▼ 쓰러져있는 나무

 

5. 붉가시나무

붉가시나무는 봄 마다 꽃은 피지만 열매는 2년에 한번씩 맺는다고 하신다. 이게 바로 2년목이라고 한다.

'붉가시'에 '가시'라는 말은 참나무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래서 도토리와 같은 열매가 열린다고 하신다.

참나무에는 12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6. 키 큰 동백나무

동백냥길을 걸어 나가니 줄기가 하얗고 가르다란 높다란 나무가 보인다.

수피를 보니 바로 동백나무다.

주변 큰 나무들에 가려서, 크지도 못하고 굵지도 못해 가늘고 길게 자라게 되어 약해보인다.

겨울이면 꽃을 피워야 되는데 그래서 그런지 꽃도 적게 핀다고 한다.

"동백꽃의 꽃말을 아시나요? 바로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해'라는 아무 좋은 의미입니다."

동백은 꽃이 질때 꽃잎이 하나하나 지는게 아니라, 꽃봉우리 자체가 툭~ 하고 땅에 떨어진다.

사람의 눈물처럼 말이다. 

 

제주에는 동백을 이용해 주로 기름을 짰는데, 동백기름은 속이 걸걸한 사람이 먹으면 효과가 좋다고 한다.

이곳에 있는 동백나무는 약 60여년됐다고 한다.

바로 그 옛날 70년대 새마을운동이 한참이던 시절, 산림녹화운동을 한다고 이곳 마을 사람들이 주로 동백나무를 심기 시작하면서, 제주에도 동백나무가 자라게 되었다고 한다.

 

▼ 땅에 떨어져있는 동백나무꽃

 

7. 조록나무와 육박나무

조록나무는 농기구의 자루로 사용될 만큼 단단하다.

그리고 큰 나무는 집지을 때 기둥으로 사용한다고 하고,

못도 잘 안들어갈만큼 단단하고

대개는 군락을 이루면서 자란다고 한다.

 

그리고, 육박나무의 수피는 어디서 많이 본 문양인데, 바로 군복 문양이다.

육박나무를 본 해병대 대원이 우리 옷이랑 똑같다고해서 해병대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한다.

 

8. 피톤치드

숲에 오면 피톤치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한다.

침엽수 나무에는 피톤치드가 많이 나와서 사람에게 유익하다고 알려져있다.

'피톤'이라는 말은 '나무, 숲'이라는 말이고, '치드'라는 말은 '죽인다' 라는 말이라고 한다.

바로 나무가 스스로 내는 항생제인데, 내가 살기위해 항생활동을 한다는 말인데, 살충, 살균 효과가 있어서 침엽수림에 가면 모기가 많이 없다고 한다. 아토피 항암 스트레스 우울증 해소에도 좋다고 알려져있다.

 

9. 살레왓

돌을 쌓아 계단식 밭을 만들어 일구었는데, 이를 제주말로 '살레왓'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부엌 찬장이 계단식으로 되어있는데 이 또한 살레왓이라고 부른단다.

 

10. 메밀 이야기
메밀로 유명한 곳은 강원도 평창인데, 우리나라 메밀의 주산지는 바로 제주라고 한다.

제주에는 말이 유명한데, 고려시대 몽고인들이 제주에 말을 들여오면서 키우기 시작하였다.

메밀은 이 때 몽고에서 말을 먹이기 위해 들여온 작물인데,

몽고인들이 사람이 먹으면 안좋고 말에게만 먹일 작물로 적합한게 바로, 메밀이었다고 한다.

몽고인들은 제주에 메밀을 보내면서, 메밀을 먹으면 피가 마를거라고 하면서 사람은 먹지 말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피말려 죽일려고..."라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메밀의 차가운 성질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피가 마른다는 말을 다르게 표현한 말이라고 한다.

 

제주에는 메밀을 이용해 '쟁기떡'을 해먹곤 했는데, 표준어로 빙떡, 전병이라고 부른다.
먹을 것이 귀하던 시절, 제주 사람들은 무쇠솥에 무를 삶아 채썰어 놓고 김밥 말듯이 말아서 메밀을 먹곤 했다고 한다.

무우의 따뜻한 성분이 메밀의 차가운 성질을 중화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가을 무우가 제일 맛있으니 가을에는 무우를 많이 먹는게 좋을 것같다.

 

11. 사람과 같이 사는 식물, 대나무

대나무가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추운 겨울에도 대나무는 파란 이파리를 지니고 사는데, 우리가 보는 대나무는 이파리가 없다.

대나무가 죽으면 이파리가 없다고 한다.

우리 인생과 마찬가지로 대나무도 백세인생이라고 한다.
사람과 가까이 살아서 그런지 대나무가 사람과 닮아 있는 것같다.

대나무는 100년을 다 살면 꽃을 피우고 죽게 되는데, 이 때 열매는 봉황새가 먹는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물론 봉황새가 대나무 꽃 열매를 먹는 것을 본 사람은 없지만...

 

대나무는 사람이 사는 곳에는 꼭 자란다고 한다. 그런 대나무는 주로  그릇을 만들어 사용한다.

그 옛날 물 담당은 여자들이 맡아 길었다고 한다.

육지 여인들은 물을 길어서 들고 올 때는 머리에 이고오는데, 

제주는 바람이 심해 여인들이 등에 메고 온다고 한다.

대나무 광주리에 물구덕을 올려 물을 담은 다음에 등에 매고 다닌다.

바람이 너무 세서 머리에 이고 오면 넘어지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 100년을 살고 죽은, 이파리가 없는 대나무

 

12. 연리근 나무

대나무밭 근처에 나무 한 쌍이 예쁘게 사이좋게 쭉 뻣어있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바로, 한 뿌리를 같이 쓰는 나무인 '연리근'이다.

'부부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신혼부부가 제주로 신혼여행을 오거나 하면 연리근에 앉아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그런 통에 나무 가지가 민들민들해져서 얼굴도 비쳐질 지경이었다고,

지금은 나무 근처에 울타리로 해서 보호하고 있다.

 

가지가 붙어있는 나무는 '연리지',

나무줄기가 서로 붙어 있는 나무는 '연리목',

뿌리가 서로 붙어있는 나무는 '연리근' 이라고 한다.

 

▼ 두 나무가 같은 뿌리를 쓰는, 연리근 나무 (부부나무)

 

13. 삼나무와 편백나무 이야기

여기 치유의 숲에는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은 중산간 마을 주민들을 내쫓고 그 자리에 빨리 자라는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심기 시작해서 지금의 숲이 되었다고 한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성장이 빨라 일본인들이 주로 많이 심게 되었다고 한다.

 

삼나무와 편백나무는 서로 닮은게 많아서 두 나무를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시면서,

삼나무와 편백나무를 구분하기 쉬운 방법은, 나무 밑동을 보면 안다고 설명해주신다.

삼나무 밑동에는 언제나 이끼가 끼어있는데, 편백나무 밑동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편백나무는 스스로 나무껍질을 계속 벗겨내기 때문인것 같다.

 

일본에는 삼나무가 많아서 임진왜란때 일본인들은 삼나무로 배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삼나무는 빨리 자라는대신 무르다는 약점이 있다.

우리나라의 조선 수군의 대표적인 배가 바로 판옥선인데, 판옥선은 상수리와 금강송을 이용해 만들어서 우리 배가 훨씬 단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조선 수군이 해전에서 "돌격앞으로~~"를 외치면서 일본배를 향해 돌진하면 우리 배가 훨씬 단단해 일본 배들을 부서트릴 수 있었다고 한다.

 

▼ 나무 밑동에 이끼가 없으면, 편백나무

 

▼ 나무 밑동에 이끼가 있으면, 삼나무

 

14. 제주 집터 이야기

조금 걸어가니 옛집터가 보인다.

제주는 한 터에 집을 2채 이상 짓는데, 

안크레는 장가간 아들내외가 살고,

바크레는 어머니 아버지가 산다고 한다.

그리고 목크레에는 할아바지 할머니가 산다고 한다.

 

마치 3대가 서로 사이좋게 같이 사는것 처럼 보이지만,

서로 농사지을 밭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살아가는 시간적, 공간적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 굳어지면서,

부모님과도 식사를 각자 따로 먹을 만큼 독립적으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런 관습이 몸에 익어서 인지, 해설사 어르신도, 지금 아들내외와 위아래 층으로 사는데,

명절 외에는 같이 밥을 같이 먹지 않는다고 하신다.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가신다고...

 

그리고 집에는 늘 외양간이 있는데,

농사를 위해서 꼭 필요한 소와 말은 한집안에 같이 키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밥은 같이 먹진 않아도, 농사 지을 밭갈이용으로 같이 사용할려고 한 집에 같이 키우기도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집 주변에는 화장실이 있다.

화장실에는 도통이라는게 있는데, 돼지통이라고도 부른다.

사람이 응아를 그 위에서 누면, 돼지가 와서 먹기도 하면서 처분한다고 한다.

그 옛날 사람 인분은 보리짚이나. 메밀짚을 갖다 넣으면 거름이되기도 해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었다고 한다.

제주에서는 돼지를 키우면 살림살이에 많은 도움을 줬다고 한다.

돼지를 1년반이나  2년 정도 키우면 시장에 내다팔아 아이들 뒷바라지 하는데 사용하고,

시집장가 보낼때 돼지를 집는데, 부자집은 2마리를 잡고, 보통집은 1마리정도 잡는다고 한다.

잔치집에 가면 누가 가든 돼지고기 석점을 주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잔치날에는 "누구네 고기 석점먹으러 가자"라고 부른다고 한다.

고기는 석점을 주는데신, 술은 공짜라서 맘껏 먹어도 된다고 한다.

 

▼ 돌담이 있는 제주 집터

 

15. 지하 암반수 샘터

제주는 돌이 많아서 비가오면 바로 흙속으로 흘러가는데,

흙속으로 흘러간 빗물은 1년에 20미터정도 땅속으로 조금씩 흘러 내려간다고 한다.

 

제주 삼다수는 지하 400미터에서 뽑아 올리는데,

치유의 숲에있는 샘터는 삼다수보다 더 아래인 지하 500미터에서 뽑아올린다고 한다.

지하 500미터에서 뽑아올린 물은 계산해보면, 약 25년 전에 내린 빗물이 오랜 세월동안 땅 아래로 아래로 흘러 내려가서 깨끗한 물이 되었다고 하니, 먹어도 되는 물이라고 한다.

 

▼ 지하 500미터 아래에서 뽑아올린 샘터

 

16. 마무리

샘터를 끝으로 숲해설은 끝나고, 해설사님과 작별을 하게 되었다.

나무들 사이로 난 큰길로 해서 내려오면 30분 정도 걸려 출발했던 곳에 도착하게 된다.

 

 

이번에는 2월에 갔지만, 따뜻한 봄이나 가을에 꼭 한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