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여행
백무동에서 천왕봉까지 - 지리산에서 1박 산행 본문
2024년 9월 14일(토) ~ 15일(일)
목적지 : 지리산 천왕봉(1915m)
들머리 : 백무동 주차장
경로 : 1일차(6.5km) : 백무동 → 한신폭포 → 세석대피소(1박)
2일차(12.5km) : 장터목 대피소 → 제석봉 → 통천문 → 천왕봉 → 백무동으로 원점회귀
총거리 : 19.1km
와이프와 함께 세석대피소에서 1박하고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기로 한 달 전 부터 계획을 잡고, 추석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9월 중순 날씨는 시원할 줄 알았는데,
2024년 9월의 날씨는 여름날씨였다. 그것도 굉장히 뜨거운 한여름보다 더 뜨거운 날씨였다.
와이프와 나는 갈지 말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최종적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에 올라가면 시원할거다, 막연한 기대와 희망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 당일, 짐을 챙겨 아침 9시에 지리산IC를 향해 나선다.
오랜만에 와보는 인월이다. 마천까지 구불구불한 도로를 따라 운전해서 가다보니 어느덧 백무동에 도착해있었다.
11시에 백무동에 주차한 후 화장실에서 채비한 후 본격적으로 트레킹을 시작한다.
오늘은 세석대피소까지만 6.5km만 가면 되는 구간이니까 쉽고 어려운 구간 별로 없다고 와이프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세석대피소 직전에 있는 1.4km의 깔딱고개 구간은 뜨거운 날씨에 오르기에 너무 힘든 오르막구간이었다.
나도 배낭을 15키로 정도 매고 있어서 올라가는 내내 더위와 싸우느라 고생을 많이하고,
와이프는 중간에 어지럽다며 매트에 누워 쉬기까지 하면서 더위와 싸워야만 했다.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을 것같은 돌계단은, 주능선에 다다르자 세석대피소 50m 남았다는 표지판을 볼 때 까지 계속되었다.
세석대피소는 대피소 중에서는 화장실이 제일 깨끗한 곳이라서, 이곳에 주로 숙소를 잡는 편이다.
두번째 날이 밝고 세석대피소에서 출발해 촛대봉과 연화봉을 넘어 장터목 대피소에서 잠깐 쉬면서 힘들지 않게 걸었다.
장터목에서 제석봉을 넘어 천왕봉까지, 마지막 오르막을 천천히 오르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이제 오르막은 끝이구나 생각하니 절로 힘도 생겨나서 우리 둘은 서로를 격려하면서 목적지에 다다를 수 있게 되었다.
우리의 목적지인 천왕봉까지 오른 후 우리 둘은 처음으로 천왕봉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장터목으로 다시 내려왔다.
이제 장터목에서 소지봉을 지나, 참생, 하동바위를 거쳐 마지막으로 백무동으로 하산만 하면된다.
와이프는 소지봉까지 어느정도 편안한 길로 하산해서 그런지 컨디션이 괜찮아 보였는데,
소지봉부터 백무동까지 3km나 되는 끝도 없이 이어지는 돌계단 길을 하산하면서 조금씩 멘탈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너무 힘들다는 말을 계속 하면서 고생을 많이 하게 되었다.
사실 한 여름 날씨에 돌계단을 계속 내려오자니 발바닥에 불이 붙을 지경이었고, 흐르는 땀과 더위는 어느 때 보다도 힘든 고통을 안겨주고 있었다.
와이프는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무한 하산길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만 힘내면 다 도착하니 조금만 참자고,
눈앞에 보이는 돌계단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지 말고, 아무 생각하지 말고 그냥 무상무념으로 내려가야 된다고,,,
와이프를 얼르고 달래가며 겨우겨우 백무동에 도착하게 되었다.
우리의 지리산 천왕봉 산행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하게 되었고,
더위는 피해야되는 것이지, 싸우면 안된다는 크고 중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마음에 되새기게 되었다.
▼ 백무동에서 세석, 천왕봉까지 오르는 안내도
▼ 백무동에 있는 탐방안내도
▼ 백무동에서 출발 (11:10분)
오늘은 세석대피소까지 6.5km 이동
▼ 9월이라 지리산에도 상사화가 피어있었다
▼ 초반은 길이 힘들지 않은 길이다
열심히 걷고 있는 등린이 와이프
▼ 오르막은 힘들다
▼ 첫나들이 폭포 도착 (12:10)
▼ 목교에서
▼ 조금씩 조금씩 오르막이 시작된다
▼ 지리산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다
▼ 3시간 산행 후 어지럽다며 쉬고있는 와이프
▼ 나무에 피어있는 이끼 색깔이 너무 이쁘다
▼ 독수리 발톱 모양의 나무뿌리
▼ 공포의 11-10 표지판
11-10 표지판에서 부터 세석대피소까지 1.4km 구간이 좀 어려운 구간이다.
▼ 이름모를 버섯
▼ 루프구간이 보이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깔딱고개 구간이 시작된다
▼ 700미터만 가면 되는데...
깔딱고개라서 쉬엄쉬엄 여러번 쉬면서 오른다.
▼ 11-13 표지판을 지나니 앞에 하늘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한다
▼ 세석대피소 도착 (17:10분)
▼ 세석대피소에서 1박 후 아침에 출발 (07:00)
▼ 세석대피소에 있는 탐방로 안내
오래되었는지 위에 비닐이 뜯어져있다.
오늘 걸을 구간은, 세석 -> 촛대봉 -> 연화선경 -> 연화봉 -> 장터목 -> 제석봉 -> 통천문 -> 천왕봉에 오른 후 장터목으로 다시 돌아간 후 소지봉을 지나 백무동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 세석대피소가 멀리 운해에 싸여있다
▼ 촛대봉 오르는 길에 씨앗을 모을려고 하는지 꽃을 망으로 묶어 놓았다
▼ 지리산 주능선 표지판 01-43
표지판은 500미터 간격으로 있어서, 천왕봉까지 01-52번까지 걸어야 한다.
▼ 촛대봉에 도착 (7:25분)
▼ 촛대봉 하산길에 보이는 고사목
▼ 날이 흐려지고 있다
▼ 능선길에서 만난 운해
▼ 능선길에 있는 야생화
▼ 지리산 까마귀
▼ 연화선경에 도착 (8:40분)
01-46 표지판이 보이면, 연화선경이 얼마 안남은거다.
▼ 뒤돌아본 연화선경
▼ 쉬엄쉬엄 가자고~
▼ 연화봉에 도착 (9:00)
연화봉에 도착하면, 이제 장터목대피소까지 얼마 안남은거다.
▼ 조금만 더 가면 장터목~~
▼ 장터목 대피소 도착(9:26분)
장터목 대피소에 샘터가 별도오 있었는데, 식당 옆에 물탱크를 설치해 샘터까지 안내려가도 되게 편리하게 해놨다.
그런데 화장실이 재래식이라서 하루 빨리 고쳤으면 좋겠다.
▼ 자, 이제 천왕봉으로 올라보자고~ (9:50분)
천왕봉에 오른 후 다시 장터목으로 돌아와야 되기 때문에, 와이프는 배낭을 장터목에다 놓고 출발한다.
▼ 제석봉 오르는 길에 돌아보면 반야봉이 멀리 구름에 가려 빼꼼히 보인다
반야봉은 지리산에 있는 봉우리 중에 높은 편에 속해서, 어느 곳에서나 쉽게 조망이 된다.
제석봉 오르는 길에 돌아보면 중앙에 붕어입술 처럼 봉우리 2개가 볼록 튀어나온 것이 바로 반야봉이다.
▼ 제석봉 도착 (10:20분)
▼ 지리산 고사목
▼ 멀리 운해가 너무 운치있고 멋있기만 하다
▼ 천왕봉이 이제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 통천문 도착 (10:45분)
▼ 통천문 위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방향
▼ 멋진 고사목이 자꾸 걸음을 멈추게 한다
▼ 마지막 종착지, 01-52번 표지판
01-52번 표지판이 보이면 천왕봉에 다 온것이다.
▼ 천왕봉 위에 사람들이 즐비하다
▼ 천왕봉 도착 (11:05분)
정상인증을 위해 약 30분 줄서기 하다가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찍을 수 있었다.
▼ 하산길에
▼ 하산길에 보이는 야생화들
▼ 다시 장터목 대피소로 돌아와 늦은 점심을 먹는다 (13:35분)
▼ 백무동 방향으로 하산 시작~ (13:54분)
백무동 10-1번 표지판이 보일때까지, 쉬엄쉬엄 열심히 가보자고~~ ^^
▼ 9월의 지리산은 가을인가보다, 상수리가 많이 떨어져있다
▼ 소지봉에 도착 (15:40분)
▼ 참샘 도착 (16:00)
▼ 하동바위 도착 (16:34분)
▼ 드디어 보게되는 10-01 표지판
여기서 백무동 탐방안내소까지 500미터 정도를 더 하산해야 한다.
그리고 주차장까지 1키로 정도를 더 가야한다.
▼ 힘든 하산길을 묵묵히 걸어 내려오고 있는 우리의 주인공 등린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던지, 아직까지도 칭찬해주고 싶다.
▼ 목교가 보이면 이제 백무동에 거의다 온 것이다
▼하산 완료 (17: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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